어른보다 무서운 10대다. 과외 선생님이 나이를 속였다고 한밤중에 감금 폭행을 하지 않나, 예비 1번으로 예고에 들어온 동급생을 지독하게 괴롭힌다. SBS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극본 김순옥/연출 주동민) 속 10대들은 하나같이 싹수가 노랗다.
100층 펜트하우스를 가진 주단태(엄기준 분)의 자식인 주석훈(김영대 분)과 주석경(한지현 분) 쌍둥이 남매는 권력의 최고점에 서 있다. 고용인들에게 폭언하는 것은 일상이고, 엄마 심수련(이지아 분)에게도 친엄마가 아니라는 이유로 가시 돋친 말을 퍼붓는다.
청아예술제단 후계자 천서진(김소연 분)의 딸 하은별(최예빈 분)은 부족한 실력에도 불구 청아예고에 합격하고 입학식 독창 무대까지 선다. 자신의 부정을 지적하는 민설아와 배로나(김현수 분)를 오히려 자신이 나서서 비난한다. 유제니(진지희 분) 역시 꾀병으로 배로나를 퇴학 위기에 빠뜨렸고, 이민혁(이태빈 분)은 남을 괴롭히는 일이라면 절대 빠지지 않는다.
거짓말은 기본, 다른 사람의 인격을 말살하는 폭언, 나쁜 손버릇과 뒤틀린 심보를 고루 갖춘 이들은 세상 풍파 다 겪은 어른들보다 악독하고 살벌하다. 하루가 다르게 악행을 적립하는 헤라팰리스 아이들을 보며 시청자들은 "저 정도면 갱생 불가다" "어른보다 더 무섭다"며 혀를 내둘렀다.
아이들이 이토록 망가진 데에는 부모의 영향이 지대했다. 주단태는 수틀리면 쌍둥이를 가둬놓고 매를 가장한 폭력을 행사하는 성격파탄자다. 천서진은 재능이 부족한 하은별의 멘탈이 무너져내릴 때까지 부담을 주고 몰아붙였다. 강마리(신은경 분)는 잘못을 저지른 유제니를 혼내기는커녕 동조하며 양육했다. 아이들은 비정상적인 부모를 점점 닮아갔다.
그럼에도 그 나이 또래 같은 모습이 드라마 곳곳에서 드러나며 헤라팰리스 아이들이 갱생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남겼다. 11월 16일 방송된 7회에서 주석훈과 주석경은 주단태의 폭력에서 자신들을 구한 심수련에게 살짝 마음을 열었다. 하은별은 하윤철(윤종훈 분)에게 엄마, 아빠가 사이좋게 지내는 게 소원이라고 털어놓았다. 유제니 역시 영악하기보다는 허술함이 많은 캐릭터다.
'펜트하우스'에서는 심수련의 본격적인 복수와 오윤희(유진 분) 헤라팰리스 입성기가 본격적으로 그려질 예정이다. 마지막까지 시청자를 사로잡는 드라마가 될 수 있을지 앞으로 전개가 주목된다.
(사진=SBS '펜트하우스' 방송화면 캡처)
뉴스엔 박은해 peh@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